박원순 시장," 맛집 다방 등 을지로 재개발 원점 재검토"

서울시 중구 을지로의 을지면옥 옆 골목= 오피니언타임스 박종국기자

[오피니언타임스=박종국기자] 2016년 구 서대문형무소 건너편 옥바라지길의 재개발이 진행되고 있을 때 시민단체들은 일제시대 백범 김구 선생의 어머니가 아들의 옥바라지 한곳이고, 소설가 박완서의 어린 시절이 깃든 곳으로 이곳을 재개발해선 안된다고 했다. 그러자 박원순 시장은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공사를 중단하겠다”고 했다.

이번엔 1984년 문을 열어 중구의 대표냉면 맛집으로 세간에 알려진 을지면옥이 재건축으로 사라질 거란 기사가 나오자 박 시장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신년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종로구 무악재의 옥바라지 길은 박 시장의 공사중지 지시로 2개월가량 공사가 중단됐다. 서울시는 개발지역주민의 반대가 거세지자 옥바라지길 지역을 전수 조사해 생활문화유산의 보존방안 마련과 재개발 과정을 기록해 백서로 남기기로 해 2개월 만에 공사가 재개됐다.

을지면옥이 포함된 세운3구역은 2004년 도시환경정비구역으로 확정됐다. 서울시는 낙후된 세운상가지역을 개발해 광화문과 종묘 등으로 이어지는 도심의 축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2014년 박원순 시장 취임 후에도 ‘2020 다시·세운 프로젝트’ 등으로 대대적인 홍보를 했다.

냉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봤을 이 지역은 서울 같지 않은 낙후된 지역이다. 거미줄처럼 이어진 골목과 15평 내외의 공장,식당,인쇄소, 도매상 들이 들어선 이곳은 바늘하나 꽂을 곳이 없을 정도로 촘촘하다. 많은 이들이 근처 지하철 화장실을 이용해야 할 정도로 위생시설이 열악하기도 하다.

세운3구역 토지 및 건물 소유주들은 개발시행사와  3.3 m²당 5500만원의 토지보상에 합의한 상태다. 재개발에 따른 동의율도 75%가 넘었고 이미 철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세운3구역의 재개발 관계자에 따르면 을지면옥은 당초 보상가를 협의하다가 3-2구역 사업시행인가가 결정된 뒤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세운3구역은 사업지연으로 2012년과 2016년에 토지주가 자살을 했다.

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있다면 박원순 시장의 말이 일부 맞을 수 있다. 하지만 '2020 다시 세운 프로젝트‘가 5년째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갑작스런 박 시장의 재검토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개인마다 호불호가 갈리는 냉면집 등을 보존하기 위해 서울의 중심가 개발을 지연시키고 일부 지역을 유령도시로 방치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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