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정주의 좌충우돌]

[논객칼럼=맹정주/ 블로그] 초대 대통령 이승만 박사가 쓴 ‘독립정신’은 놀랍고 감명 깊은 책이다.

‘독립정신’은 20대 청년 이승만이 한성감옥에서 5년 7개월 옥살이를 하던 중 국민 계몽을 위해 쓴 책이다. 러일전쟁이 터지자 하고 있던 영어사전 만들기를 중단하고, 이 책을 쓰기 시작해 4개월 만에 끝냈다고 한다. 당시 국제 정세를 설명하는 한편 우리 국민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정신을 가진 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설파하고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이승만 대통령에 관한 책 여러 권을 읽게 됐다. 그리고 이런 훌륭한 대통령을 이 나이가 되도록 모르고 지내온 내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했다. 더 나아가 이런 분이 우리의 건국 대통령이란 사실이 자랑스럽고, 우리 사회가 제대로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아 실망스럽고 안타깝다.

1950년 이승만 전 대통령이 유엔의 날 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국가기록원

얼마 전 도올 김용옥이란 사람이 KBS TV에서 해방 후 우리 국민이 신탁통치를 찬성했더라면 분단이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승만 박사는 미국의 괴뢰”라며 그의 묘를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고까지 했다고 한다. KBS TV에서 본 게 아니라 한 신문에서 읽은 내용이다.

1945년 해방 이후 우리나라에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세워진 것은 기적 같은 일이다. 1946년 미군정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어떤 체제를 선호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의 71%가 사회주의를, 14%가 자본주의, 7%가 공산주의를 선택했다고 한다(이승만의 네이션빌딩, 김용삼, 2014).

그 해 12월 ‘모스크바 3상회의’에서 한국에 대한 신탁통치가 결의되자, 이승만 박사는 이는 곧 공산주의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반탁을 강력 추진했다. 이 박사는 신탁을 지지한 하지 장군과 격렬하게 대립한다. 하지 장군은 이 박사를 이화장에 연금하고 우편물까지 검열했다. 북한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에 소련의 지령을 받아 실질적인 공산정부를 수립했다. 이 박사는 UN총회 결의를 이끌어내 남한만의 민주정부를 수립했다.

김용옥 씨 말대로 한국에서 신탁통치가 이루어졌다면 분단이 없었을지 모른다. 그러나 공산주의 국가가 되었을 것이다. 스탈린은 소련군 젊은 장교였던 김성주를 면접하고 말을 잘 들을 것이라고 여겨 북한의 지배자로 삼았다. 이름도 김일성으로 둔갑시켰다. 그 후 소련은 나라 이름과 헌법도 만들어 준다. 북한 초대 내각까지 소련이 인선했다(김일성 진실을 말하다.김용삼,2018). 좌우 이념 대립이 극심했던 사회혼란기에 강대국의 신탁통치를 막아내고, 자유민주국가를 세운 이 박사가 괴뢰인가? 아니면 김일성이 소련의 괴뢰인가?

이 박사는 우리나라가 자유민주국가로 살아남기 위해 미국과 맞서야 할 때는 과감히 싸우면서 뜻을 관철시켰다. 독립운동시대에도 건국 이후에도, 그의 생애는 대미투쟁으로 일관돼 있다. 그는 1953년 휴전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반공포로를 석방하는 결단을 내려 전 세계를 경악케 했다. 그리고 한미방위조약을 이끌어냈다. 한미동맹이 북한의 남침을 막고, 경제발전의 밑바탕이 된 것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미국은 휴전협상도 힘들었지만 이승만 박사를 설득하는 게 더 어려웠다고 했다. 미국은 말을 잘 듣지 않는 이 박사를 제거하는 계획(Ever Ready Plan)까지 세워 놓고 있었다. 이런 분이 분단의 원흉이고, 미국의 괴뢰인가? “이승만의 묘를 파내라”는 김용옥의 망발에 대해서는 언급할 가치도 없다.

이 박사는 경제 분야에서도 훌륭한 대통령이었다. 그는 6.25 직전 농지개혁을 실시하여 지주와 소작인의 신분차별을 없앴다. 교육혁명을 통해 1960년대 경제발전의 초석을 깔았다. 국민학교(지금의 초등학교) 의무교육으로 해방 당시 80% 수준의 문맹률을 드라마틱하게 낮췄다. 1950년대말 우리 국민의 98%가 한글을 깨우치게 된다. 다수의 군인과 젊은이를 유학 보내 고급 인력을 키웠다. 소비재 위주의 미국 원조를 생산재 원조로 전환하려고 미국을 설득하고 투쟁했다. 그 결과 이 땅에 비료·시멘트·유리 공장 등이 들어섰다.

망발을 한 김용옥씨는 KBS TV에 나와 공개 사죄해야 한다. KBS도 대국민 사과방송을 해야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나라를 구했다. 그로부터 300년 후 나타난 이승만 박사, 이어 박정희 대통령의 탁월한 리더십이 자유민주주의 정부 수립과 경제발전의 기적을 가능하게 했다. 우리 국민은 이 두 분에게 감사해야 한다. 특히 이승만 박사가 없었다면 어쩌면 우리는 지금 김정은 치하에서 고생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번영이 어떻게 가능했는지 바로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금 큰 변화를 겪고 있다. 나라가 어디로 가는지 걱정스럽다.

이승만 박사가 염원했던 ‘독립정신’으로 자유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가야 한다. 그게 후손의 도리다.  

 맹정주

  전 경제기획원 정책조정국장

  전 국무총리실 경제행정조정관 

  전 강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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