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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 버려도 괜찮을까?

기사승인 2019.05.22  09:2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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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수의 따듯한 생각]

[청년칼럼=김연수] 4년간 미우나 고우나 함께해온 전공을 버린다면 나는 어떻게 될까. 졸업을 앞둔 현재 내가 날마다 하는 생각이다. 전공을 버리면 0에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불안감이 엄습한다.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을 내가 잘할 수 있을지 겁이 나기도 한다. ‘성공적인 취업’이란 수업을 열심히 듣고 학점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해서 해결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 보니 벌써 4학년이 되어 취업 준비를 해야 한다는 걸 인지해버렸고 마냥 빠르게 흐른 시간이 야속하기만 했다. 그리고 하나둘씩 진로를 정하고 앞서 나아가는 동기, 친구들이 생기자 마음이 조급해졌다. 나도 빨리 무언가를 해야 하는데 대체 무엇을 하면 좋을지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픽사베이

이런 고민은 비단 나만의 것이 아니다. 주변에서 전공을 포기하는 지인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지인들은 지금까지 해온 전공을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 준비에 매진하거나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직무가 맞지 않아 영상 편집을 새로 배우기도 했다. 새로운 우물을 판다는 걸 생각에서 실천으로 옮기는 일은 말처럼 쉽지 않다. 선택에 대한 결과를 오로지 혼자 감내해야 할 뿐만 아니라 시간과 돈을 낭비하는 일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런 걱정으로 인해 대다수가 쉽사리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한다. 호기롭게 영상 편집에 도전한 선배는 비전공자라는 이유로 적은 연봉을 제의받아 속상해했다. 또한 밤낮없이 공부만 하는 공시생 친구는 그로 인해 삶이 얼마나 피폐해졌는지를 내게 전하곤 한다.

그런 모습을 보니 더더욱 진로를 정하기가 어려워졌다. 지금의 내 선택이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치진 않을까. 미래의 내 모습을 만들어내는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하진 않을까 라는 걱정을 반복한다. 교수님과 친구들은 내게 꽤 자주 “시를 잘 쓴다”, “너는 계속 시를 써라”, “정진해라”라고 말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늘 내가 쓴 글에 만족하지 못했고 욕심만 커졌다. 결국 쓸수록 망치는 기분이 들어 한동안 창작을 멈췄다. 내가 잠시 멈춘 시간에 다른 이들은 훨씬 앞서 나갔고 눈에 띄게 성장했다. 그리고 내겐 이제 더 이상 창작에 발을 들여놓을 용기가 남아 있지 않은 지경에 이르렀다. 절친한 친구는 나를 여전히 진심으로 응원하지만 ‘시 창작’이라는 전공을 계속 안고 갈 수 있겠냐는 의문이 발목을 붙잡는다.

펜을 놓지 않고 창작할 수 있는 대학원에 진학할지, 아니면 안정적인 직장에 자리 잡기 위해 전공을 버리고 취업 준비를 해야 할지 계속해서 나 자신에게 물어본다. 무엇이 더 하고 싶냐고, 49:51 중 어떤 게 51이냐고 말이다. 더 하고 싶다는 마음보다는 훗날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은 욕심이 커서인지 갈수록 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현명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내일 지도 교수님과 진로 상담을 할 예정이다. 내일 이 시간에는 그래도 방향성이 잡힌 내가 되어 있길 바라본다.

김연수

제 그림자의 키가 작았던 날들을 기억하려 글을 씁니다.

 

논객닷컴은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ews34567@nongaek.com)도 보장합니다. 

김연수 ide0406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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