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이동통신 사업 추진 구성멤버의 대부분은 카카오 멤버
실제 사업주체는 문어발 확장 카카오 …독과점 폐해 심화

제4이동통신의 실질적인 사업주체는 카카오라는 정황이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공룡플랫폼 카카오가 투자전문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지배주주로 있는 스테이지파이브를 앞세워 사실상 제4이동통신사업을 직접 운영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은 스테이지파이브 및 연관회사의 지분 변화에서 읽힌다.

문어발 확장을 지속해온 카카오가 이동통신사업을 얼마든지 영위할 수 있다. 하지만 카카오의 시장독점력에 의한 ‘갑질’로 소비자와 소상공인을 울려왔다는 점에서 카카오의 이동통신 진출에 경계의 시선이 많다. 혁신기술로 시장에서 막강한 파워를 가진 카카오가 ‘카카오통신’을 탄생시키면 소비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소비자주권)는 21일 ‘제4이동통신은 카카오 통신인가?’ 성명을 내고 이같은 문제를 제기하면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제4이동통신의 지배구조를 명확하게 공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카카오계열 알뜰폰 사업자 스테이지파이브 주도로 꾸려진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이 지난 1월 31일 과기부가 실시한 5세대(5G) 이동통신 28㎓(기가헤르츠) 주파수 입찰에서 4,301억원으로 낙찰받아 제4이동통신 사업자로 최종 결정됐다.

실제 사업주체는 카카오인 것으로 보인다. 스테이지엑스 컨소시엄을 주도한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계열이고, 스테이지파이브의 우선주 49.97%를 가지고 있는 최대주주 역시 카카오계열의 카카오인베스트먼트다. 이 회사 대표이사인 서상원씨가 지난 2022년말 현재 보통주 23.49%를 가지고 있다. 카카오의 이동통신사업 진출이 분명하고 ‘카카오통신’ 출현이 예상된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언론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상원 스테이지엑스 대표가 지난 2월 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호텔에서 열린 스테이지엑스 제4이동통신사 선정 언론간담회에서 사업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는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외부의 비판을 의식한 탓인지 지난 2월 28일 신규 투자조합인 굿플랜핀다이렉트조합 제3호를 만들어 카카오인베스트먼트로부터 스테이지파이브 지분 19.2%를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고 공시했다. 카카오가 통신사업에 직접 뛰어들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위장술'이란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굿플랜핀다이렉트조합 제3호는 카카오 멤버인 서상원씨가 대표이고 스테이지파이브 임직원들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의 지분구조 변화는 카카오 멤버간의 이동인 셈이며 제4이동통신 실질적인 사업주체는 카카오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셈이다.

소비자주권은 카카오계열 스테이지파이브가 규모가 작은 기업으로 과연 천문학적인 투자를 소요하는 제4이동통신 사업의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지적했다.거대한 자본력의 카카오가 사업주체라는 사실이 전제되지 않으면 이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말 스페이지파이브 자산총계는 342억원으로 중소기업 수준이고 당시 손실은 196억원에 달했다. 이런 소규모 기존 이동통신3사들의 낙찰가보다 2.06배가 많은 4,301억원을 써 제4이동통신을 낙찰받았다. 당장 올해 총 낙찰가의 10%인 430억원을 정부에 납부해야 한다. 소비자주권은 이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스테이지파이브 및 연관회사의 지분소유자 대부분이 카카오 멤버여서 카카오를 떠나 제4이동통신 사업을 생각할 수 없는 구조다. 컨소시엄을 주도한 카카오의 알뜰폰 회사 스테이지파이브의 대표는 서상원씨이고 그는 스테이지파이브의 지분 19.2%를 넘겨받은 신규 투자조합 굿플랜핀다이렉트조합 제3호(이하 조합 3호)의 대표도 맡고 있다.

서 대표는 스테이지파이브에 개인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컨소시엄을 주도한 스테이지파이브의 임직원들이 조합 제3호에 투자자로 참여하고 있다. 조합 제3호는 스테이지파이브 지분을 가지고 있는 기존의 조합 제2호에 이어 카카오통신 탄생이라는 우려를 감추기 위해 신규로 만든 조합이다.

아직도 제4이동통신을 주도하는 스테이지파이브의 투자자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가 조합 제3호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카카오를 떠나서는 제4이동통신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구조로 사실상 ‘카카오통신’이다.

카카오가 실질적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추진하다는 사실은 곳곳에서 확인된다. 최대주주인 투자조합 조합 3호는 스테이지파이브의 임직원이 구성원으로 참여해 카카오 멤버들로 구성돼 있다.

카카오 측이 제4이동통신 신규사업자 모집 마감일 하루 전날 다급히 컨소시엄을 주도한 스테이지파이브에 지분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고, 공정거래위원회에 계열 분리 신청도 뒤늦게 했다. 이는 계열 분리로 문어발식 기업 확장에 대한 국민들의 비판을 피하기 위한 눈가림에 불과하고 향후 협력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 카카오의 몰아주기라는 지적이다.

또한 제4이동통신 사업자 선정을 담당하는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스테이지파이브가 카카오로부터 계열 분리를 마무리하지 않았음에도 스테이지엑스에 제4이동통신사 자격을 부여한 것은 실질적으로 카카오를 염두에 둔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가 앞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등 지분이 변경된 스테이지파이브의 계열분리 심사를 진행하는데 카카오에 대한 매출의존도, 독립경영 등에 취약한 스테이지파이브는 공정위의 계열심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제4이동통신을 주도하는 계열회사로 남게 된다.또 계열 분리가 되더라도 스테이지파이브는 여전히 카카오와의 협력 가능성이 크다. 이래저래 카카오가 실직적인 사업자는 카카오라는 얘기다.

소비자주권은 향후 제4이동통신이 올바른 역할을 수행토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관리감독 기관은 제4이동통신 인수과정에서 실질적인 문제가 없는지를 철저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제4이동통신 선정과정에서 계열분리 진행상황을 명확하게 공개토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비자주권은 따라서 카카오는 다양한 플랫폼 사업 분야에서 지금까지 많은 문제점 등을 남기고 있다며 거대 플랫폼을 앞세워 국가의 기간산업인 제4이동통신에 진출하려는 어떠한 야욕도 가져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사업을 주관하는 과기부에 대해서는 국민들에게 좀 더 명확하게 제4통신사의 실체를 밝힐 것을 요구했다. [논객닷컴=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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