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객닷컴= 이서문 기자]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 간 이종기업 통합을 둘러산 한미약품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에세 창업자 고 임성기 선대 회장의 장·차남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표대결에서 승리해 OCI와의 그룹 통합은 무산됐다.

한미그룹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27일 경기 화성시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제 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 사장 임종윤·종훈 형제 측이 주주제안한 이사진 5명의 선임 안건을  모두 통과시켰다. 

이날 주총은 통합을 추진해온 ‘모녀’측과 반대하는 ‘형제’간의 경영권분쟁이 결판난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주총 전에 한미약품은 지난 1월 소재·에너지 전문 OCI와 ‘이종 간 통합’을 결정하고 지분을 맞교환해 통합 지주사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장남 종윤·종훈 형제는 OCI와의 통합을 추진한 모친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 및 누이 임주현 부회장에 반발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27일 경기 화성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 제1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재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27일 경기 화성 라비돌 호텔에서 열린 한미약품 제14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박재현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미약품)

주총 전날까지만 해도 형제 측은 지분 확보 등에서 다소 불리한 입장이었다. 두 형제의 우호 지분은 송 회장 측보다 다소 열세여서 통합저지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주총 직전에 한미약품 그룹은 두 형제를 한미약품 사장자리에서 끌어 내려 표심에 대한 영향력을 차단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캐스팅보터 위상이었던 국민연금공단도 송 회장 측을 지지하고 나서고 형제 측이 OCI와 통합에 반대해 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까지 기각디면서 대세는 모녀 쪽으로 기울었다.  송 회장 측이 추진해온  OCI와 통합 이 가시화 하는 듯했다.

하지만 복병은 소액주주들이었다. 통합을 할 경우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판단한 소액주주들의 표가 대거 형제 쪽으로 몰려 주총 장에서 형제의 역전극이 펼쳐졌다. 소액주주들은 이종 기업 간 통합의 시너지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는데 이로인해 주가마저 맥을 못추자 모녀의 통합추진에 등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 직후 OCI는 통합 중단 방침을 알렸다. OCI홀딩스 측은 “주주 분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통합 절차는 중단된다”며 “앞으로 한미약품의 발전을 바란다”고 밝혔다. 그동안 사업내용이 전혀 다른 기업을 통합한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아온 한미약품과 OCI간의 통합작업은 소액주주들의 반란으로 각자도생으로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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